우리나라는 고도성장 시대를 거치며 비교적 단기간에 경제발전을 이룩하여, 국가 주요 시설물의 종류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규모 역시 크게 증가하였다. 이러한 도로, 철도, 공항, 항만, 댐, 상ㆍ하수도, 교량 등과 같은 사회기반시설(infrastructure)은 국가산업의 근간이 되고 다수의 이용객들에게 편의와 복지를 제공하는 한편, 안전사고가 발생할 때에는 대규모 인명 및 재산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지속적인 안전점검 및 유지관리가 필요하다.

그런데 경제개발 시기에 집중적으로 건설된 상당수의 국가 주요 시설물은 향후 노후화가 급속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시설물의 성능저하 및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겼던 지진과 기후변화에 따른 태풍, 해일, 폭우, 폭염, 한파와 같은 자연재해가 급증하는 한편, SOC 분야의 투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에 있어 시설물 유지관리 업무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본 보고서에서는 국가 주요 시설물의 현황을 살펴보고, 지속가능한 유지관리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시설물 유지관리와 관련된 법체계, 안전점검ㆍ진단 방법 및 노후화 현황 등에 대한 조사ㆍ분석을 통해, 다음과 같은 입법 및 정책과제를 도출하였다.

첫째, 기존의 시설물 안전등급을 기반으로 하는 ‘구조적 안전성’ 중심에서, 시설물의 장수명화(長壽命化)를 위한 ‘성능유지 및 확보’ 중심으로 관리체계를 조속히 전환해야 한다. 새로이 도입된 시설물 성능평가 제도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평가기준을 보완ㆍ개선하고, 대상 시설물의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등 시설물의 노후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둘째, 시설물 관리 비용을 구체적으로 산정하여 한정된 SOC 분야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부족한 재원마련을 위해 민간자본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필요가 있다. 향후 시설물의 노후화 진행과 안전점검 의무 대상 시설물이 확대됨에 따라, 시설물 유지관리 비용이 급격히 증가할 소지가 있다. 시설물 안전점검, 보수ㆍ보강 및 성능개선 등 유지관리에 필요한 비용을 체계적으로 산정하고, 유지관리 분야의 민간투자 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

셋째, 시설물정보관리종합시스템(FMS)의 고도화가 요구된다. 국가 주요 시설물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시스템 등록여부를 확인하고, 정기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하기 위한 법적 근거의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더불어 시스템에 시설물 유지관리 이력을 체계적으로 수집ㆍ구축하여, 관리주체의 능동적인 제도 이행과 정부의 지속적인 관리ㆍ감독에 활용하도록 한다.

넷째, 신기술 도입을 통해 시설물 유지관리의 선진화가 필요하다. 전문가의 ‘육안관찰’을 기반으로 하는 현재의 안전점검 방식은 점검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낮고, 다수의 시설물을 점검하기에 한계가 발생할 수 있다. 무인항공기(UAV), 차량(MMS), 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하여 육안점검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대량의 시설물 정보를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다섯째,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위한 시설물별 취약성 평가가 필요해 보인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건축모니터링’, ‘기존댐재평가’ 및 ‘수자원시설의 재평가’ 등의 입법례를 참고하여, 시설물안전법에 자연재해에 대한 취약성 평가를 실시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설물 관리와 관련된 산업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 시설물의 점검ㆍ진단 및 유지관리 시장은 성장세에 비해 업체 수가 크게 증가한 상태로, 과당경쟁(過當競爭) 및 상위 소수업체의 수주(受注) 편중이 심화된 상태이다. 영세한 중소기업의 내실화를 도모하고 건실한 기업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한편, 기존 기술자의 역량강화와 신규 전문인력의 양성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