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보고서-상세화면
혼돈의 국제정치 속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회의 역할
NARS Brief 제56호
혼돈의 국제정치 속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회의 역할
- 일 시 : 2024년 10월 22일(화) 오전 8시 40분
- 장 소 :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
개회사 : 박상철 국회입법조사처장
격려사 : 우원식 국회의장
주호영 국회부의장
이학영 국회부의장
환영사 : 고유환 한반도평화외교자문위원장
마상윤 한국국제정치학회장
김용현 북한연구학회장
축 사 : 김천식 통일연구원장
박정원 통일과 북한법학회장
제1세션
사 회 : 이근욱 서강대학교 교수
발표 1 : 백우열 연세대학교 교수
발표 2 : 강혜석 서울대학교 학술연구교수
토 론 : 김도희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홍 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제2세션
사 회 : 김성민 건국대학교 교수
발표 1 : 박주화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발표 2 : 김태경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토 론 : 김종원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창수 前)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 개요
국회입법조사처는 2024년 3월 「북한·남북관계 학제간 연구 플랫폼 형성」을 목표로 입법·사법·행정 분야의 대표적 싱크탱크 및 유관 학회를 초청하여 간담회를 개최하였고, 이를 계기로 9개 기관과 북한 및 남북관계 관련 주요 현안에 대한 이해를 공유하며 지속적인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하였다. 이에 지난 6월 북한·남북관계센터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남북 환경 협력 등을 위한 연구 필요성과 향후 과제」를 주제로 첫 번째 세미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였다.
북한·남북관계센터는 「혼돈의 국제정치 속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회의 역할」을 주제로 두 번째 세미나를 개최하였으며, 이 자리에서 발표자와 토론자 모두 심화하고 있는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하루빨리 완화하고 지속 가능한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국회의 역할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와 창의적인 방안을 교환하였다.
□ 발제 요지
첫 번째 세션에서는 백우열 연세대학교 교수가 “헝클어진 글로벌 안보의 신질서 형성기: 혼돈의 안보 컨버전스 시대(지역과 영역)”를 주제로 발표하였다. 평화의 시대가 가고 전쟁의 시대가 돌아오면서 소위 ‘신냉전(New Cold War, 2021~)’으로 진영 간의 정치와 경제의 분리(separation between politics and economy) 구조가 새롭게 형성되었다고 설명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세계는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지역(인도-태평양, 유럽-대서양)과 차원(군사, 경제, 기술, 정치 체제)의 안보 컨버전스를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글로벌 지형의 변화가 급격히 이뤄지고 있는 환경에서 한국과 같은 ‘끼인 국가들’은 과연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에 대한 논점을 명확하게 제시하였다.
이어서 강혜석 서울대학교 학술연구교수는 “한반도 적대의 시대: 민족분화 vs. 민족불화”를 주제로 발표하였다. 북한은 이미 오래전부터 민족 분화를 위한 담론 형성에 주력하였으며, 특히 ‘김일성 민족론’의 등장 이후 지금까지 이 논의를 계속해 왔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남북한 모두 그동안 한반도 통일을 잠정적 국가 목표로 설정하고 민족 동질성 회복을 정치적 명분으로 삼아왔으나, 최근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의 등장과 단일민족에 대한 부정(negation)으로 인해 그 기본 가정이 밑에서부터 흔들리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이에 북한이 민족 분화를 양산하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은 과연 충분한가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박주화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이 “지속가능한 남북관계와 남남갈등 해소를 위한 국회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하였다. 우리 국민이 생각하는 남남갈등을 그래프로 수치화하여 진보와 보수의 갈등 정도를 보여주면서 여기에 많은 오해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특히 남남갈등과 정서적 양극화를 상대에 관한 메타인식(meta-cognition)의 교정을 통하여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며, 통일연구원의 설문조사를 통하여 각 항목에 대한 메타인식과 실제 인식에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설명하였다.
이어서 김태경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회의 정치적·외교적 역할”을 주제로 발표하였다. 국회의 한반도 평화외교와 관련하여 한반도 미래 전략 구상에 바탕을 둔 복합적 의제의 설정을 강조하면서 2000년대 이후 한반도 평화 관련 국회 담론 분석에 기반해 추진 방향을 제시하였다. 나아가 기존 연구에서 제시한 중장기 한반도 미래 전략에 따른 한반도 의회 외교의 의제 설정 및 네트워킹 전략을 현재의 국회 지형에서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에 대한 실천적 방안을 설명하였다. 특히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국회의장의 역할에 보다 큰 방점을 두었다.
□ 토론 쟁점
첫 번째 세션에서는 김도희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이 예견된 역사적 변곡점과 국제정치의 향방을 언급하면서, 새로운 시대의 도래에 따른 국가의 권력과 의지를 평가해야만 세계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답을 찾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사건이 바로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점을 명시하면서, 이는 미국의 세계 전략의 시험대가 될 것이며 향후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정책을 예상해 볼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았다. 이와 연계하여 한반도의 운명을 언급하면서, 최근 북한은 대남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하고 남북한 연결 구간을 모두 폭파하는 등 국제적인 신냉전의 흐름이 한반도에서는 더 강하게 몰아치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따라서 냉전기에도 그랬듯이 지금의 新냉전기에도 한반도는 강대국 간 충돌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곳으로 볼 수 있고, 국제질서와 한반도의 운명은 결코 분리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앞선 발제에서 제시한 쟁점과 해석 중 ‘2국가론의 차원을 넘어 2민족론으로 나아갈 여지’는 매우 중요하고 탁월한 지적이라고 언급하였다. 북한은 남한이 역사적·혈연적 민족이지만 소위 조선 민족, 김일성 민족은 아니라는 구분을 통해 현재의 ‘적대적 두 국가론’을 합리화하고 對주민 설득력을 확보하는 논리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다만, 이러한 문제의식을 쟁점화하기 위해서는 △첫째, 북한의 대남전략 또는 대남 태도 변화의 배경 및 주요 요인 등에 대해 적절하게 제시 △둘째, 북한의 대남전략이나 대남 대적성 표출 과정을 보다 시계열적 복기를 통해 더 자세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김종원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이 앞선 발제에서 보수·진보층의 북한관 및 대북 정책에 대한 실제인식과 메타인식 간 차이가 있다는 점을 소개한 것에 상당한 의의가 있다고 보았다. 다만, 한국의 이념은 유럽이나 미국과 달리 정치적 가치와 북한에 대한 견해가 이념 성향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현실인데, 발제에서는 보수와 진보의 양극화만을 소개하여 북한관이나 남남갈등이 이념 지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의미에 대한 설명이 다소 부족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김창수 (前)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은 앞선 발제에서 15~21대 국회 회기별 외교통일 관계 상임위원회 회의록 텍스트 분석을 통하여 제시하는 한반도 평화, 비핵화, 북한 인권 이슈 등에 대해 열린 접근과 포괄적 범위를 허용해서 초당적 협력의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였다. 아울러 남북 사이에서 발생한 다양한 이슈들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겠지만, 시민사회와의 네트워킹 역시 사회적 갈등을 해소해 나가는 데 필요할 뿐만 아니라 의제의 포괄성과 열린 접근이라는 측면에서도 필요한 일이라고 충분히 공감하였다.
□ 정책적 시사점과 향후 과제
본 세미나의 정책적 시사점과 향후 과제는 두 번째 세션에서 발표한 박주화 통일연구원 연구위원과 김태경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의 발제문을 토대로 구성하였다. 지난 30여 년에 가까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이하 ‘외통위’)의 담론을 바탕으로 향후 국회에서 한반도 의제에 대한 초당적 합의와 협력을 구축해 가기 위한 정책 방향으로는 △첫째, 기존 국회 외통위에서 논의되어 온 한반도 평화 토픽(한반도 비핵화, 협력, 대화, 교류, 지원, 북한 인권 등)을 미래 한반도 의제 설정에서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둘째, 한반도 평화 담론에 함의를 갖는 다른 의회 및 시민사회 사례의 적용과 이를 위한 네트워킹을 통해서도 초당적 방향성을 견지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여야가 한반도 관련 의제를 포괄하는 협의체와 초당적 대화의 플랫폼을 마련한다면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여야의 정치적 이견을 고려하더라도 협력적 대화의 장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국회의 평화 이니셔티브 설정을 위해서는 여야를 포괄하는 의제인 ‘평화’와 ‘인권’의 강력한 연계를 통해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국회 내부에서 한반도 의제를 폭넓게 다룰 수 있는 국회 내 역량을 결집하는 조직적 준비도 함께 갖춰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주요 정보 및 대북 정책 추진 과정을 여야에 제공하는 초당적 시스템 구축, △국회 내 연구기관을 망라하는 한반도 의제 관련 부서 확대 및 전문인력 확보, △지속 가능한 한반도 정책을 위한 국회 내 상설특별위원회 설치, △민간 합동 포럼 등을 통한 지원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추가로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회의 역할을 검토하기 위해 기본전제가 되는 점을 살펴보면, △첫째, 헌법정신에 기초한 한반도 평화 정착과 통일 지향성에 따른 국회의 역할 모색 △둘째, 한반도 평화 담론에 대한 새로운 모색을 시도 △셋째, 긴장 완화와 전쟁 예방, 지속 가능한 평화 실현을 위한 국회 차원의 논의와 규범 마련 등을 들 수 있다.
남남갈등 완화를 위한 국회의 역할에 있어 ‘통일·대북 정책에 관한 초당적 협력’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정책과제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남남갈등이 표면화되면 실현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메타인식과 실제 인식의 생산자와 전달자로 국회의원의 인식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국회의원들과 상대 진영 국회의원들의 통일·대북 정책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국회의원들이 해당 정책에 관하여 공유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통계적 자료를 통해 발견할 수 있다면 국민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위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통일과 남남갈등 해소를 위한 국회의 역할을 살펴보면, △보수와 진보의 이념 지형을 넘어서는 북한에 대한 공통된 인식 공유, △남남갈등에 대해서도 범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다양한 논의를 수렴 및 제도화하는 일련의 과정이 필요, △남남갈등을 조장하는 왜곡된 정보와 가짜뉴스를 통제하는 체계에 대해서 국회 차원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문 의 : 이승열 입법조사관 (외교안보팀)
02-6788-4557, summer20@assembly.go.kr
김대요 입법조사원 (외교안보팀)
02-6788-4550, kimdaeyo@assembly.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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